내 나이 벌써 30줄에 들어서고, 7살 때 부터 동네 대여점을 들락거리며 만화책을 거쳐 소설책을 읽은 기간이 이제 20년이 훌쩍 넘어간다.
그간 책 읽는데 사용한 비용만 쳐도 수천만원은 되는만큼, 그래도 나름 장르소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책을 많이 읽은 경험이 있다. 물론 한 분야를 깊이 읽진 않았지만, 나름 내공이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여점의 큰 축을 차지했던 무협소설도 많이 봐왔고, 20년전의 무협소설과 지금의 무협소설은 큰 틀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
소림과 무당이 있고, 마교가 있고.. 삼류 이류 일류 절정 초절정 화경 현경 생사경 등등
기본 틀에서 약간의 변죽만 있을뿐, 배경설정자체는 대부분의 무협소설이 같은 배경을 가진채로 강호에 던져진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로 소설이 진행된다. 소설의 제일 큰 사건도 판타지처럼 다양한 사건이 펼쳐지는것과는 다르게 결국에는 정마대전같이 거대한 진영싸움이 최종전이 되는경우가 많다.
그런 무협소설에서 좀 더 큰 변죽을 준게 선협소설이고, 개인적으로 경지 상승을 위해 생명을 경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취향이 아니었다. 무협소설을 읽는건 강호에 던져진 인간군상들이 이루는 낭만때문에 보는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이런 내 취향을 제대로 직격한 소설이 문피아에 연재되고 있으니
오늘도요 작가님의 즉사기들고 무림에 떨어지다 이다.
https://m.munpia.com/novel/detail/528383
즉사기 들고 무림에 떨어지다 - 문피아 웹소설
오늘도요 - 강호라는 곳엔 미친놈만 가득하더라.
m.munpia.com
현재 32화까지 연재되었고, 제목만 보면 문피아에 흔하게 퍼져있는 치트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무림을 농락하는 가벼운소설인것처럼 보이는 소설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제목은 솔직히 어그로에 가까울 뿐, 주인공에게 주어진 즉사능력은 현재 3회? 정도만이 사용되었고, 그 능력을 사용했을때의 묘사조차 가볍지 않았다.
주인공은 수능을 보러 가는 고등학생으로, 수능을 보러 가기 위해 이용한 버스가 고가레이을 들이박아 추락사에 위기에 빠졌는데 죽기 싫다는 생각에 허공을 휘적이다가 이세계인 무협에 트립된다.
트립되며 이세계인 특전으로 트립된곳 세상의 언어와 시대상들이 머릿속에 각인되고, 또 트립되자마자 목숨의 위협을 받는 사건을 겪으면서 진짜 고대 중국이고, 강호라는곳이 실제하는 곳 이라는걸 인식하게 된다.
강호인이 실제로 존재하고, 그런 강호인중 악한이들은 자기보다 약한이들의 생명을 경시한다는걸 느낀 주인공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강해지려 하고, 현대인의 매너를 장착한 주인공을 좋게 본 이들의 소개와 소개를 통해 무공을 배우게 되면서 내용은 진행된다.
소설의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무공의 경지다.
많은 무협소설을 보면서 느낀 무림인들의 무술의 공부, 무공이라는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디테일하게 나타난 작품은 거의 없다.
그리고 디테일하게 묘사해 봤자 그냥 힘들고 극한 상황에서 열심히 단련했구나 정도.. 철사장처럼 달군 모래를 손끝으로 찔러가며 단련한다던가 그런것들이 전부였지만
즉사무림에서는 무공의 기초라고 할수있는 내공을 쌓기위한 심법부터 묘사가 달랐다. 나는 처음에 묘사가 너무 새롭고 재밌어서
' 아니 이런 새로운 무공체계라니, 그리고 너무 이해가 되고 그럴듯해 ..! ' 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 이거 혹시 중국에서 불법으로 번역한 소설아니야..? '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래 중국 불법번역 소설이라는건 상상도 못한 일이었고 생각해본적도 없지만, 요 근래 웹소설계에서 진시황과 관련된 소설 하나가 알고보니 중국의 소설을 그대로 가져와 번역해서 독자들의 돈을 쪽 빨아먹은 사건이 하나 있었고, 그 이후로 내 마음속에 의심암귀가 하나 자리잡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도요 작가님은 알고보니 완결을 여러 작품을 내신 작가님으로, 기존에도 참신한 배경을 가진 소설들을 많이 써오신 분이었고, 작가님 자체도 많이 배우신분이었다는걸 알고 환호했다.
잡담이 길어졌는데, 다시한번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심법의 경지를 묘사하는것도 새로웠고, 경공술같이 수십미터를 점프하고, 물 위의 낙엽이 가라앉지 않게 박차고 지나다니는 행위가 어떻게 가능한건지가 묘사되는게 나한테는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하이라이트


주인공이 의부를 위해 한 활약을 보고 감탄한 강호인들이, 본격적으로 강호에 들어선 주인공을 환영해주는 장면에 이어
작가 후기란에 써주신 작가님의 한시가, 날 강호라는 호수에 던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원하는 무협에서의 낭만을 모두 충족시키고, 전개또한 시원시원하며, 그동안의 무협과는 다른 색다른 무공의 묘사로 단조로웠던 무협에 새로운 맛까지
오랜만에 나타난 무협소설의 초인이라 할수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