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랙션라는 장르가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이하 ETF)에만 오랫동안 적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16년에 출시한 ETF는 오랫동안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가 아닌 그냥 단순히 타르코프라이크라고 불릴정도로 장르의 대표적인 게임이었고, 오랜 기간동안 타르코프의 대항마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인가, 디렉터인 니키타는 게임의 방향성을 유저들이 원하지 않는, 유저 적대적인 방향으로 패치를 계속해서 진행해왔고, 수많은 ETF유저들이 니키타에게 차마 말할 수 없는 욕을 쏟아 부었지만 니키타는 유저들이 뭘 할 수 있는데 라면서 유저들의 의견을 개무시하기 일쑤였다.

지금이야 아레나 브레이크아웃(이하 아브아)라는 걸출한 대항마가 나오면서 ETF에서도 정신을 차리고 패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미 많은 익스트랙션 장르의 게임들이 출시했고(대표적으로 아크레이더스), 아브아라는 ETF와 정확하게 같은 니즈를 저격한 게임이 나오면서 ETF의 시대는 많이 저물었다고 볼 수 있다.
ETF로 시작된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는 어느순간 슈터를 뺀 익스트랙션 장르로 바뀌었는데, 내 생각엔 다크앤다커가 공개되었을 때가 그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번의 클로즈베타를 거쳐서 2023년 8월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다크앤다커는, 22년부터 여러 베타를 거치면서 수 많은 입소문을 이미 타고 있는 기대작이었다. 하지만 출시 직전 다크앤다커는 한국 게임 역사상 제일 큰 사건의 주범이 되는데, 바로 게임 자체가 한국의 대표 게임개발사 넥슨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디렉터와 개발자들 몇명이 그대로 훔쳐서 회사를 나와 출시했다는 것이었다.
유저입장으로써 그게 뼈저리게 느껴지는게, 클로즈베타 당시 공개된 게임내용은 세상 이렇게 맛있는 게임이 있을까 싶을정도로 재밌게 했지만, 그 이후 업데이트되는 내용은 아니 이게 베타때 내가 즐기던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게임을 엉망으로 만드는 패치가 계속 되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유저들이 감탄한 베타때의 게임은 넥슨에서 개발되었던 내용이었고, 그 이후에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전해준 업데이트들은 아이언메이스에서 이후 자체적으로 개발한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업데이트들은 전반적으로 유저들이 푹 빠졌던 다크앤다커의 전반적인 게임 밸런스와, 게임 템포등을 전혀 신경쓰지않고 마냥 새로운 것을 내보이고자 한 업데이트들이었고, 그런것들이 쌓여서 많은 충성유저들을 떠나게 하였다.
그렇게 다크앤다커가 23년 8월 얼리액세스로 출시하고 같은 해 11월, 프리 알파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으로 테스트를 시작한 넥슨의 신작 게임이 있었으니, 이번 포스팅의 주인공인 낙원 : 라스트 파라다이스(이하 낙원)다.

23년 11월 당시에는 프리알파테스트, 알파 전단계의 버전을 공개해서 사람들의 반응은 그냥 슴슴했다. 그리고 많이 느껴지는 다크앤다커의 향기가 이게 같은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라는걸 알 수 있었다. 아이언메이스와 넥슨의 법정공방 당시 알려진 것 중 하나가 넥슨이 다크앤다커 프로젝트의 연장선의 게임을 개발 중이라는것이었고, 낙원이 나오자 게이머들은 아 이게 그 프로젝트구나 라는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프리알파여서 그런걸까,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매우 낮았지만 사람들은 넥슨이 단순히 이런 게임을 개발하는 중이구나~ 하고 알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게임을 즐겼다.
프리알파에서는 한국의 배경 + 좀비 + 포스트아포칼립스라는 배경 3박자가 어우러짐으로써 게이머들이 이 게임을 기대하게 만드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 약 3년이 흘렀다. 기억에서 많이 잊혀졌던 낙원의 클로즈알파테스트가 시작되었고, 게임은 많은것이 바뀌고 개선되어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일단 무적의 존재였던 좀비가 이젠 죽게 되었고, 특수좀비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액티브 스킬들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가장 크게 느껴졌던, 하우징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하우징시스템은 내가 레이드에서 주워온 모든 아이템을 내 집에 진열 할 수 있다.
익스트랙션 장르의 가장 큰 문제점이, 내 진행도가 후반에 다다르면 다다를수록 더이상 레이드를 나갈 이유가 없다는것이었는데
ETF나 다크앤다커를 예시로 들자면 이 둘은 결국엔 더 많은 돈, 그리고 사람을 죽이겠다는 PVP재미를 찾기위해 레이드를 나가게 되고, 어느정도 실력만 되면 돈도 더이상 얻을 이유가 없게되는 수준에 올라서게 된다. 그래서일까, 레이드에 나갈 동기가 사라지면서 게임이 루즈해지는감이 없지않아 있는데, 낙원은 그런 면에서는 어느정도 해답을 내놨다.
타 게임들에 포함된 퀘스트는 물론이고, 시민등급 상승을 위한 고난이도 재료파밍과 하우징에 쓸 장식품 파밍, 낮으면 패널티가 있는 포만감과 정신력을 채우기 위한 식량파밍등이 그 해답이다. 그중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느낀점은 식량 파밍이다. 식량은 유통기한이 있어서 다람쥐마냥 무한정 보관할수가 없는 아이템이라 끊임없이 레이드를 나가면서 보충해줘야한다. 나는 이 식량시스템이 굉장히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로어한 장치라고 생각되었다.
그렇다면 전투는 어떨까.
PVP기준에서는 무기별로 가위바위보 상성이 존재한다는게 가장 큰 핵심이다. 다크앤다커같은 경우에는 무기군이 아닌 직업별로 상성이 다르게 존재하면서 밸런스를 맞췄는데(물론 극후반에 가서 풀세팅을 하게되면 상성도 다 무시하게 되는 직업군이 있긴 하다.) 직업을 넣기 애매한 현실배경의 낙원에서는 무기별로 상성을 나눠놨다.
그리고 공격 모션 활용과 다양한 액티브 스킬들을 활용해 그 상성을 극복하거나, 강점을 더욱 더 도드라지게 만들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레벨이 오르면서 얻는 특성포인트로 다양한 세팅을 할 수 있었는데, 장점도 많았지만 단점도 적지않았다.
특성포인트가 어느정도 모이는 구간이되면 전투력이 한번씩 급상승을 하게 되는데, 40레벨 기준 얻을 수 있는 50포인트의 특성포인트면 가장 낮은 등급의 아이템으로도 두단계 이상의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유저를 이길 수 있을정도의 전투력을 얻을 수 있다.
PVE에서는 가장 강한 아머드좀비를 제외하면 각자 약점이 있는편이라, 숙련된 유저라면 약점을 공략하여 쉽게 잡을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초심자라도 몇번 싸우다 보면 '아니 이거 왜이렇게 안죽지? 다른 방법이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고 관찰하다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좀비와 싸워야 되는게 아니라, 유저가 좀비의 이동속도보다 빠르고 다양한 방법으로 전투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좀비가 이보다 더 약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모션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보면
낙원의 모션은 전반적으로 투박하다고 느껴진다. 왜 그렇게 느껴지나 생각해보면, 낙원은 게임이 전체적으로 라스트오브어스와 많이 비슷한편인데, 라스트오브어스는 나온지 10년이 넘은 게임이지만 모션만큼은 아직도 게임 중 최고수준의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을 보여준다. 게임의 분위기가 비슷하다보니 모션을 볼때마다 라오어와 낙원을 비교하게 되고, 낙원의 투박한점이 느껴진다.
다만 무기마다 다른 공격모션, 그리고 좀비 처형모션은 타격감도 좋고 모션도 투박하지만 만족스러움을 준다.
아쉬운점이 없는건 아니었다.(보관함 정렬이 없다던가, 음식 유통기한별로 정렬이 없다던가..)
다만 이건 아직 개발단계에서 빠진 것들이고, 정식으로 유저들에게 선보이기전에는 충분히 추가될 수 있는것들이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 게임 자체적인 매력은 이미 완성됐다고 본다. 아무리 외관이 좋아도 구조적으로 게임이 엉망인 게임들은 미래가 전혀 기대되지 않지만(하이가드 같은), 외관이 엉망이어도 게임의 구조가 이대로 살만 붙이면 재밌게 나올거 같이 느껴지는 게임들은 엉성함에서도 그 분위기가 나온다.
물론 예외가 없는것도 아니다. 다크앤다커 같은경우에는 구조만 봤을때는 이거 대작이다 싶었지만,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하는 개발자들이 구조를 설계한 사람들이 아니다 보니 군살만 붙어 게임이 무너지고 있다. 하지만 낙원은 구조를 설계한 사람들이 살을 붙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정체되어 있는 익스트랙션 장르의 유저 수를 아크레이더스가 크게 늘렸다면, 익스트랙션 장르를 즐기고 싶지만 총게임에 부담이 되는 유저들은 낙원이 나오면 정착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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